좋아하는 음악 이야기

김동률의 희망

서리풀 김박사 2023. 11. 30. 18:37

제가 국내가요을 언급할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가수가 아마도 김동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전람회 시절로  돌아가보면 거의  30년간 제 마음속에 아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 역량이 얼마나 대단한지 정말 놀랍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그의 곡이 많이 있지만 몇일동안 엄선하고 엄선해서 5곡정도를 골라 보았습니다. 나름 순위도 매겨 보았고 오늘 고른 이 5개의 곡이 아마도 가장 유력한 1등 후보였던 곡이었습니다.
 
처음에는 10곡정도 골랐다가 계속 더 생각하고 제 취향에 맞는 곡을 고르고 골라서 5곡을 골랐고 사실 순위자체가 의미가 없지만 최종적으로 3곡을 고민하다가 이 곡을 일등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고른 최고의 곡은 김동률의 희망이라는 곡입니다. 마지막까지 1위를 놓고 경쟁을 했던 곡은 귀향과 오래된 노래라는 곡입니다.
 
제가 고른 5개의 곡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오랜된 노래
- 귀향 
- 희망
- 유서
- replay
 
전부 분위기가 비슷하네요 아깝게 탈락한 곡은 잔향,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데자뷰, 동반자, 이방인, 하늘높이입니다. 전람회 시절부터 3집까지 모여있습니다.  그후에도 멜로디나 출발등이 있는 5집도 좋았지만 replay를 제외하고 제가 생각하는 정점은 2집과 3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희망이라는 곡을 가장 아끼고 좋아합니다. 오래된 노래도 너무 좋아해서 희망 귀향 오랜된 노래 순으로 한곡씩 포스팅 예정입니다. 
 
               
희망
 
사랑에 눈이 멀어서 행복했던 날들
이젠 꿈이었어라 그저 흘러가는 물처럼
멈출 수도 없는 세월 탓으로
그럭저럭 살아지긴 했으나
무엇하나 보여줄것 없으니
지금 와서 또 누군가를 만나도 섣불리 널 지울 수가 있을지
오 사랑은 참 잔인해라
무엇으로도 씻겨지지 않으니
한번 맘을 담근 죄로 
소리없이 녹아내려 자취없구나
오 사랑은 참 우스워라
기나긴 날이 지나도
처음 그 자리에 시간이 멈춰버린 채로
이렇게 버젓이 난 살아 널 그리워하고 있으니
 
그래 한번 살아보는 거라고
더 이상 나 내줄것도 없으니
독한 맘이 다시 무너지는 것은 
나 아직도 그대를 사랑하기에
오 사랑은 참 잔인해라
무엇으로도 씻겨지지 않으니
한번 맘을 담근 죄로 
소리없이 녹아내려 자취없구나
오 사랑은 참 우스워라 
기나긴 날이 지나도 
처음 그 자리에 시간이 멈춰버린 채로
이렇게 버젓이 난 살이 널 그리워하고 있으니
 
이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악의 형식중 소나타와 협주곡 형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나타 형식은  자세하게 풀려면 복잡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해서 기악이나 성악이 피아노 반주와 연주하는 형식을 가집니다. 그에 반에 협주곡은 독주악기가 관현악과 같이 연주하는 형태를 나타냅니다. 
 
이 곡은 초반에는 단순히 피아논 반주에 의지하여 담담히 소나타 형식의 2악장과 유사하게 진행합니다.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에서는 1악장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기에 2악장의 Andante의 정서와 비슷합니다. 그리고 곡이 중반에 이르면 관현악의 반주에 맞추어서 노래가 진행됩니다. 그래 한번 살아보는 거라고라고 하는 소리에라는 노랫말이 들리고 하프소리가 들리면 굉장히 고급스럽고 신비스러운 느낌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킵니다. 클라리넷이 독백하듯 자신의 독한맘이 무너진다고 읇조립니다. 그 음을 플룻이 받아서 약간은 무거워진 느낌을 가볍게 상승시킵니다. 혼소리는 사랑의 잔인함을 진중하게 악기의 저음으로 표현합니다. 바이올린이  등장하며 주제음이 나오고 클라이막스로 진행시킵니다. 심벌즈 소리로 모든 갈등을 해소시키고 마림바의 청명한 소리에 맞추어서 곡은 끝을 향해 갑니다.  마지막은 현의 피아니시모로 끝내게 됩니다. 가사와 악기배열이 정말 깔끔합니다. 
 
 
아마도 미국유학시절 전통적인 음악공부를 하던시절이라 그런지 정말 오케스트라를 과하지 않고 아주 적절히 잘 사용하였습니다.  전반부의 잔잔한 피아노 소리도 너무 좋고 후반부의 관현악도 너무 절제미가 느껴집니다. 음악과 가사가  아무리 들어도 그 조화가 참 잘 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시절이 저는 귀향 앨범과 함께 김동률의 가장 본인이 얘기하는 날카롭고 뾰족했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즉 전성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요즘 약간은 뭉툭해진 음악도 괜찮지만 지금도 20년전의 음악을 지금도 듣고 있으니 역시 명반은 세월을 거스르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단순함의 극강이자 여백의 절정이라고 생각하는 오래된 노래라는 곡을 연재하겠습니다.

https://youtu.be/cgi13_YsoAY?si=UB1u9i0QSy9YQf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