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음악 이야기

라흐마니노프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Op.19)

서리풀 김박사 2023. 11. 13. 15:34
라흐마니노프 (1887 - 1943)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곡 소개는 이번이 3번째 인것 같습니다. 그는 지난번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많이 받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작곡가 입니다.

 
곡의 완성도나 모든면에서 피아노 협주곡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첼로 소나타는  2번 협주곡이 워낙 성공했던 터라 이 곡은 완성도에 비해서 많은 빛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감히 말씀드리는건 2번 피아노 협주곡과 견주어서 작품성 면에서 유사하며 곡의 흐름과 정서가 굉장히 비슷하게 전개 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2번 협주곡은 슬럼프를 극복하고 완성한 곡으로 굉장히 유명합니다. 라흐마나노프는 20대의 패기와 열정을 쏟아서 자신의 1번 교향곡을 작곡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곡은 평단으로부터 악평을 받게 되고 깊은 슬럼프에 빠지게 됩니다. 실패의 후유증은 상당했으며 극심한 좌절에서 오랜시간 헤메이게 됩니다.

급기야는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고 치료를 담당했던 니콜라이 박사는 자기암시 최면을 통해서 이 슬럼프를 이겨내고 그가 작곡한 2번 피아노 협주곡이 대성공을 거두게 되어 이 곡을 니콜라이 박사에게 헌정하게 됩니다. 아주 유명한 이야기 입니다. 

그가 이런 슬픔을 이겨내던 시절 같이 작곡했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이곡에도 2번 협주곡과 같은 정서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저는 화려함을 걷어내고 오리려 음악자체의 완성도는 피아노 2번 협주곡과 견주어 절대 뒤지지 않으며 섬세한 피아노에 바탕을 둔 첼로 소리는 오히려 그 자신의 마음을 더 드러내기에 강한 울림을 선사합니다. 
 
1악장은 도입부에서 그의 장기를 발휘하며 서정성이 가장 돋보입니다. 특유의 감성적인 느낌의 곡전개가 이어지고 역시라는 감탄사가 유발됩니다.

저는 2악장부터 주목하기 시작합니다. 제법 빠른 리듬의 공허한 첼로 소리가 들리면 슬픔에 빠진 젊은 청년 라흐마니노프의 심정이 연상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 있다가 극복하려는 의지와 새로운 희망을 발견합니다.

3악장 제가 생각하는 이 곡의 주제인 Andanate가 되면 슬픔과 절망을 극복한 그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차분하게 흐르는 첼로 소리 이 곡의 심장이라고 생각됩니다.

4악장이 되면 슬픔을 극복한 젊은 청년은 씩씩한 발걸음을 걸으며 곡은 마우리 되다가 마지막 3분쯤 남기고 이 모든 상황을 다시 복기하며 곡을 마무리 짓습니다. 아름다운 35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이 곡은 정말 기분이 우울하거나 슬플때 들으면 힘이 생기고 어떤 극복의지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곡이 만들어진 시기가 본인이 가장 힘든 시기를 극복했던 시절 만들어진 곡이라서 그런지 작곡자의 의도가 고스란히 저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피협 2번과 비교해서도 유명세는 적지만 첼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쇼팽이 소나타와 더불어 최고의 곡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힘든 시간 선물처럼 다가와서 나를 위로해주고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던 첼로 소나타 정말 첼로의 진정한 진수를 느낄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https://youtu.be/CXIc97asAwE?si=bDHYKp2ugFjTSDZJ

샤프란이 연주하는 라흐마노프의 첼로 소나타입니다


♤ 대학시절 아마추어 클래식 동아리 회원이었던 비전공자의 음악적 견해 입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운 마음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