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모음집
찬바람
서리풀 김박사
2023. 12. 16. 12:40

一 心 김세호
살을 에이는 차가운 바람이
나의 호흡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지면
차가운 공기로
뇌는 선명해지고
가슴은 뜨거워지며
다시 잊고 있던
꿈들이 복기되며 다시 나갈 방향이 주마등처럼
일순간 선명해진다.
나는
이 순간만을 기다렸던 들짐승처럼
이제껏 나태해졌던 관습과
무기력한 일상과
회피하려고 일관했던 느슨한 마음의 끈을 단칼에 물어버린다.
극심한 찬공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출근길 문득 고개를 돌려 마주본
북한산 드높은 산자락
고귀한 구름 하얀눈 덮혀있는
엄숙한 자태
신과 자연의 장엄한 모습에
나는 일순간 경의를 표하고
움츠려듦 대신에
다시 고개를 들어 세상을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