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모음집
단상(斷想)모음집 13
서리풀 김박사
2024. 1. 22. 17:46

친구
一 心 김세호
길모퉁이를 돌아
외진곳으로 들어가는
그를 본다
그 곳은 비 바람거세게부는 곳
결국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듯
울진 바느질처럼 결국
처음의 잘못이
막다른 골목으로 그를 이끌었다.
친구는 아무것도 묻지 않은채
그를 감싸준다.
애초에 왜 그랬는지
그저 관심있는건
너무나 힘겹게 벗어나려는 그의 노력의 눈물겨움과
애씀의 안타까움만 생각할뿐
그 외엔 집중하지 않는다.
세찬 바람은 어느새 조금은 가라앉고
마음이 벼랑끝이었던 그는
친구의 작은 온기에 힘을 낸다.
버텬낸다
그리고 일어선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그렇게 자리를 일어나
돌아온 길모퉁이를 빠져나가
친구가 있는
그곳으로 눈물을 몰래 훔치며 발걸음을 옮긴다.
지켜보던 나는 눈시울이 불거진다.
고맙다고 읇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