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진료에 관한 글

작별(Farewwell)

서리풀 김박사 2024. 3. 23. 12:55

 
아침에 출근해보니 그동안 잘챙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쪽지와 함께 유명 커피숖에 담은 종이봉투에 잘포장된 텀블러 선물세트가 책상 한켠에 있습니다. 글씨체가 낯익지 않아서인지 잠깐 누굴까 생각했지만 예상했던대로 이번주 토요일 그만두는 직원이 아침일찍 두고간 작별 선물이였습니다.
 
곧 40여일 후면 저도 병원을 개원한지 만 2년이 되어갑니다. 근래들어 제가 병원에 첫 진료를 시작하고 성심 성의껏 같이 일해준 3명의 직원이 그만두거나 곧 그만둘 계획입니다. 약 한달전 병원의 중심축으로 일하던 스텝 한명이 그만뒀고 오늘을 기준으로 외과 교정 일반 보철등 모든 분야에 어시스트로 능숙했던 직원이 그만두게 됩니다. 약 10일 후면 병원의 관문인 데스크 직원도 이직하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각 파트에서 중심으로 큰 역할을 해주던 직원들이 그만두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각각의 사연을 들어보면 다 저마다의 뚜렸한 이유가 있습니다. 설득해서 잡기에는 쉽지 않다는 것을 저도 잘 압니다. 저도 불과 2년전에 14년을 일하던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기에 그만둔다는 말이 나올때는 그 생각이 입밖으로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의 시간이 본인들에게도 있었을꺼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그 당시 저의 마음을 반추해보면 지금 직원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기에 병원입장에서는 붙잡고 싶었지만 각자의 사연이 있기에 실장님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의견을 건냈을뿐 제가 직접적으로 남아달라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나가는 직원들 모두 제가 눈여겨봤듯 뒷마무리가 너무 깔끔합니다. 환자분 차트마다 적어놓은 당부사항과 세심한 남은 치료계획들 후임을 구하기 위해 조금더 일해줄수 있는 여유로움 곧 끝이라고 무단으로 안나오거나 불성실함이 없이 마지막까지 다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젠 적지않은 3명의 직원과 작별합니다. 작별의 뜻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다는 의미입니다. 비슷한 말로 이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별은 바라지 않는 상황에서 헤어지는 의미입니다. 즉 능동형이야 수동형이야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제 마음으로는 이별에 가깝지만 작별이라고 해두고 싶습니다. 저도 나가는 상황이 아쉽기는 하지만 2년동안 충분히 도움을 많이 받았고 앞으로도 우리 직원들이 여기서 일한것 만큼 다른 직업을 가지든 아니면 다른 병원을 가더라도 충분히 잘해낼꺼라고 생각이 됩니다. 
 
작별의 말이 의미하듯 서로 공손히 인사하고 헤어질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병원을 나간뒤 소중했던 추억 잘 간직하고 지금처럼 잘 적응하고 지낼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좋은 일들만 깃들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