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 (S.124)
어떤 음악을 기억할때 시작 부분이 유독 기억에 남는 곡들이 있습니다. 특히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듣고 나면 첫 강렬한 멜로디가 아주 기억에 오래 남아서 수능 금지곡처럼 계속 귓가에 멤도는 부작용이 있을 정도입니다.
1악장에는 2개의 주제가 제시됩니다. 강렬한 1주제와 아주 부드러운 2주제가 제시됩니다. 특히 처음부터 도입되는 제1주제의 멜로디를 피아노와 관악기 등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부분의 여운이 저에게는 굉장히 크게 다가옵니다.
특정 주제음을 반복함으로써 그 효과를 최대한 크게 합니다. 1악장 초반부에 긴장감을 상승시킨 후 긴장을 해소하듯 클라리넷과 바이올린과 같이 음을 주고 받습니다. 하지만 현악기들이 다시 긴장감을 고조시키면 피아노와 모든 악기가 주제음을 폭풍처럼 쏟아냅니다. 긴장이 어느정도 해소되면 가벼운 소리로 파곳이 주제음을 반복합니다. 현이 다시 주제음을 연주하며 피아노의 선율에 긴장을 줍니다.
제 2주제에 들어서면 아름답고 느린 선율이 제시됩니다. 역시 낭만주의의 대가답게 너무나 아름다운 현악기의 소리가 제시됩니다. 그 주제에 맞추어서 피아노는 서정적으로 노래합니다. 악장의 중반을 지나면 플룻과 클라리넷이 천국을 노래하듯 지저귑니다. 피아노는 트레몰로로 지저귐에 힘을 불어 넣습니다.
특히한점은 연주중반에 이 아름다운 선율에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타악기인 트라이앵글을 사용합니다. 이 곳이 3악장 입니다. 지금이야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당시에 트라이앵글을 사용했다는것 굉장히 파격적이 않나 생각됩니다. 나중에 말러는 망치도 사용할 정도이니 괴짜 천재의 면모를 느낄수 있습니다.
리스트의 이번 피아노협주곡은 뚜렷한 악장의 구분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예전 제가 리스트의 음악중 전주곡 교향시에 대해서 제작년 겨울쯤 포스팅한적이 있습니다. 이 곡도 피아노 협주곡 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거대한 교향시처럼 느껴집니다. 또 특징적인 점은 첫번째 나왔던 강한 주제 멜로디가 시종일관 지속됩니다. 이점은 베릴로오즈의 환상교향곡처럼 제 1악장 서두의 특징적인 동기가 곡 전체를 관통합니다. 저도 이 동기부가 워낙 강하게 자리 잡아서 서두에서 말씀드린 수능 금지곡처럼 음악을 듣고 나면 꾀 오랬동안 귓가에 머무는 효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효과를 아마도 염두해 두고 작곡했던 것 같습니다. 4악장에도 마찮가지로 제 1주제의 동기를 바탕으로 더 강렬하고 화려하게 곡을 마무리합니다.
리스트와 쇼팽은 역사상 최고의 피아노에 특화된 작곡가였습니다. 특이점이 있다면 이런 많은 피아노곡중에서도 협주곡은 2곡만 작곡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특히 리스트 1번은 쇼팽의 협주곡이 굉장히 순수한 느낌을 준다면 굉장히 화려한 색채를 가집니다. 그 당시에는 쓰지않던 타악기인 트라이앵글을 사용하였으며 낭만주의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작곡가 답게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23분여간의 시간을 거의 악장 구분없이 한 형식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긴박감과 여유로움 여러가지 극적인 감정들을 낭만주의의 대가답게 다 이곡에 녹아냅니다.
특히 서두에 제시되는 동기을 끝까지 균형을 잃지 않으며 피아노와 다채로운 악기를 통하여 주고받는 형식은 제가 이곡을 좋아하는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피아노는 각각의 악기들과 한차례씩 교감을 나뉜뒤 관현악 전체에도 뒤지지 않는 강한 힘을 가지고 곡 전체를 이끌어 갑니다. 아마도 형식면이나 음악적인 면에서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s://youtu.be/8yE3Dz0-koA?si=IpieSvktQDFVgbNx
♤ 대학시절 아마추어 클래식 동아리 회원이었던 비전공자의 음악적 견해 입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운 마음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