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번 추석은 아내랑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사정상 여름 휴가를 가지 못했기에 이번 추석에는 가까운 곳으로 라도 여행을 꼭 다녀와 보자고 아내에게 입버릇 처럼 말했고 아내는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14일 저녁까지 연주가 잡혀 있어서 외국보다는 국내로 잡게 되었습니다. 여행지에서 추석 귀성객들과 고속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 있기에 너무 멀지 않는 곳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또한 여행과 골프를 같이 겸하는 여행지를 찾았기에 최종적으로 고려한 곳은 영종도와 가평 2곳으로 압축되었습니다. 아내가 요즘 스트레스가 많다고 바다가 보고 싶다고 해서 최종적으로 영종도로 여행지를 잡았습니다.



영종도는 대표적으로 인천공항이 있기에 이 곳을 다녀간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영종대교나 인천대교의 광활함에 놀랍니다. 그리고 넓은 섬에는 여러 휴양지와 많은 골프장이 있어서 서울에서도 너무 멀지 않게 휴양을 즐길수 있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저희는 숙소를 구읍뱃터로 잡았습니다. 제가 이곳을 정한 이유는 원하는 호텔이 있었으나 늦은 예약으로 이미 빈 숙소가 없었습니다. 고민끝에 바다가 바로 보이는 전망좋은 곳으로 정하고 검색하다가 인천대교를 내려와 좌측에 있는 이 자리로 오게 되었습니다. 호텔이 바로 바다와 바로 접해 있어서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숙소를 잡았습니다.
그렇게 14일 토요일 연주를 끝내고 집으로 와서 짐을 챙겼습니다. 연휴 첫날이던 일요일 집에서 아침을 챙겨먹고 영종도 목표지로 향했습니다. 날씨는 삼복더위 저리 가라할 정도로 많이 더웠지만 여행이라는 설래임에 집을 나섰고 그렇게 약 1시간여의 운전끝에 장엄한 인천대교를 건너서 구읍뱃터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은 경관상 바다 앞이라 너무 멋진 위용을 뽐내고 있었지만 너무 많은 인파로 간신히 가로 주차를 하였습니다. 인원수에 모자란 엘리베이터를 겨우 타고 바다 전망이 보이는 숙소에 도착하고서야 주차부터 숙소까지 고생한 시간을 일정부분 보상받을 수 있었습니다.
짐을 풀고 바다가로 나갔습니다. 날씨는 더웠지만 이제는 오후라 해가 지는 무렵 바다바람은 시원했습니다. 연휴초반이라 그런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바다 주위를 오갔고 저와 아내는 바다 주위를 거닐며 사진도 찍고 오랜만에 많은 휴식을 취했습니다. 구읍뱃터 뿐만아니라 월미도행 선착장을 구경하고 바다 앞에서 조개구이를 구워 먹으며 술도 한잔 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명물 소금빵을 오랜 기다림 끝에 구입했습니다. 저물어 가는 해를 바라보며 간만에 느끼는 여유로움이 어색했지만 가끔 이렇게 맞이하는 여행은 또다른 공간에서 자신을 만나는 설래임을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충분히 바다 주위에서 놀고 밤에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여행지에서 밤은 언제나 낯선 광경입니다. 늘 배고 자던 베개며 익숙한 것이 없습니다. 제법 예민한 저는 금방 잠을 이루지 못하고 주위를 서성이다가 바다가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호텔 베란다에서 한참을 바다를 주시합니다. 바다 저편에는 고기잡이 배들의 불빛이 울렁거리며 검은 바다는 보이는 섬까지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손엔 맥주를 들고 짠 바다 냄새를 안주삼아 마십니다. 베란다에서 느끼는 습한 날씨와 시원한 맥주가 어우러져서 낯설지만 별빛에 황홀한 감정을 느끼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침대로 향합니다. 무릇 피곤했는지 이내 잠이들고 아침에 일어나서 여행지에서의 두번째 날을 맞이 합니다.





짐을 챙기고 오늘의 목적지인 스카이 72골프장으로 향합니다. 숙소에서 골프장까지는 약 10km 그리 멀지 않은 거리입니다. 골프 시작 시간은 오후 12시 47분이었고 요즘 너무 바빠서 연습을 못한 아내가 라운딩 전에 연습을 해보고 싶다해서 듄스 연습장으로 오전 10시경에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두명의 연습티켓을 끊고 연습 타석에 섭니다. 너무 더워서인지 연습장에서 돌고있는 선풍기의 바람이 뜨겁게 느껴집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연습을 한시간정도 하니 시작도 전에 벌써 지칩니다. 그렇게 연습을 끝내고 스카이 72 골프장으로 향합니다. 정오가 가까워 올수록 강렬한 했빛은 머리위에서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연습장과의 거리가 약 5분거리라서 급하게 골프장으로 향합니다. 오늘 같이 라운딩하기로한 유원장과 합류합니다. 이 친구는 한의원을 약 25개정도 운영하는 한음한의원의 대표원장입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골프의 열정이 워낙 크고 벌써 10년째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더위에 시작된 라운딩 하지만 골프장의 잔듸는 양잔듸라서 이 더위에 살아남지 못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양잔듸는 섭씨 30도가 넘어가면 굉장히 관리가 어려운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유난히 더워서인지 곳곳에 잔듸가 죽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린위에 움푹패여진 잔듸는 공의 속도를 가늠하기가 어려워서 퍼팅을 너무 어렵게 했습니다. 너무나 더운 가운데 그렇게 약 5시간의 라운딩이 종료되고 의외로 지치지도 않고 라운딩하고 있는 아내가 신기합니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아내가 체력이 약한것 같아도 오히려 더위에는 저보다 훨씬 강한것 같습니다.
나름 더웠고 잔듸도 별로였고 그런 핑계를 뒤로하고서라도 제가 워낙 좋아하는 골프 라운딩이라 이 순간이 너무 즐겁습니다. 중간에 몇번 우측으로 밀리는 공의 구질들이 나와서 당황도 되었지만 역시나 라운딩 중에 원인을 알기는 어렵고 드라이버가 좋지 않았지만 퍼터로 겨우 만회해서 80대 후반타수에 나름 만족합니다. 역시나 너무 더워서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핑계를 댑니다. 조금 지친 아내는 저녁으로 국밥을 원했고 검색해서 양평해장국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식사후 몰려드는 피로는 상상이상이었습니다. 이 더위에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 까지 계속 움직이느라 약간은 도파민이 방출되는 상황에서는 느끼지 못했지만 조금 안정기에 접어드니 피로가 폭풍처럼 몰려 들었습니다. 그렇게 숙소로 향했고 죽은 사람처럼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식사를 하고 여행을 마무리 하고 집으로 향합니다.
집에 돌아와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몇일 못본 딸아이와 강아지 그리고 장모님을 모시고 대부도에 다녀 왔습니다. 장모님이 칼국수가 드시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음식으로 유명한 대부도로 향했고 자기가 원조라고 주장하는 수많은 할머니 칼국수집을 지나 서해 바다와 노을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식당 앞에 주차를 하고 맛있게 식사했습니다. 그렇게 갯벌에 물이 찬 대부도 해수욕장 앞바다에서 가족들이랑 기념사진을 찍으며 그렇게 추석연휴의 여행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지금도 타이핑을 하는 손의 모양이 너무 우습네요. 오른손등만 했볕에 노출이 되어서 농부처럼 탔습니다. 나머지는 얼굴이든 뭐든 선크림이나 다른 팩으로 가렸지만 유독 가리지 못한 오른손 손등은 했빛에 그을린 예전 농사를 지으시던 외삼촌의 얼굴만큼 아주 심하게 타버렸습니다.


그렇게 여행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사진이기에 대부분의 사진은 아내의 핸드폰으로 찍어서 제 갤러리에는 몇장 남아 있지 않네요. 이 사진만으로도 이번 추석 여행을 기념해 봅니다. 이런 재충전은 남은 후반기에 좋은 에너지로 사용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