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어깨 (feat. 루뻬)

저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객관적인 증거를 꼭 확인하고 일을 결정하는 편입니다. 이런 이유로는 제 개인적인 성격이 워낙 감정적, 즉흥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기에 성급한 결정이 큰 화를 불러온 몇번의 경험을 토대로 제법 중요한 일이라면 저의 개인적인 직관을 믿기보다는 저보다 훨씬 경험있고 연륜있는 사람들의 말이나 책이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참고하는 방식의 의사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살아가다보면 정말 평범한 얼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놀랄 정도로 비범한 사람들을 자주 마주칩니다. 예전 대장금이라는 드라마에서 꼬마 장금에게 어찌 홍시맛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어린 장금은 홍시맛이 나서 홍시맛이라고 한것이 뭐가 잘못됐냐는 대사에서 보듯 어떤 장점은 후천적인 노력이 아니라 장금의 미각처럼 타고나는 영역입니다. 저에게 어떤 능력이 있냐고 묻는 다면 저는 본능적으로 이런 장점의 사람들을 잘 알아보는 편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부족한 면이 워낙 많은 사람이기에 저보다 뛰어난 부분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나이와 상관없이 주저없이 물어보고 배울려고 합니다. 그 분야는 실로 다양합니다.
예전 뉴톤이 거인의 어깨에서 세상을 본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실로 이러한 위대한 과학자도 자신의 업적을 다른 위인들의 업적속에서 가능했다며 말했습니다.
이런 큰의미에서 뉴톤이 말한 거인처럼 그 범위를 크게 두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마주치는 어떤 능력이 비범한 사람이 저에게는 진짜 거인처럼 느껴집니다. 부지런함이든 도덕적이든 빠른 손기술이나 비범한 체육능력, 암기능력등 주위에서 지켜보면 정말 놀랄정도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비범한 능력은 인간관계의 초반에서는 그 능력을 알아보기 어려우나 같이 생활하는 긴 시간동안 오랜 시간에 걸쳐서 파악이 됩니다. 가끔은 단 몇번의 만남을 통해서도 그의 능력을 눈치채게하는 비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친구들을 고등학교 시절부터 겪어 왔습니다. 한번보면 대부분의 수학문제를 이해하고 원리를 이해하는 천재부터 적당한 머리에 누구도 따라올수 없는 집중력과 끈기로 그들과 비슷해진자 그리고 세상에 법없이 살지라도 도덕성 면에서 절대 의심이 가지 않는 인격의 거인까지 제가 친구라는 이름으로 참 많이 배울려고 했던 부류였습니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저의 대학동기는 저와 이름도 나이도 비슷하고 같은 병원에서 같이 구강외과를 전공했으니 약 10년동안 같이 생활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수련 4년은 거의 매일 하루 10시간 이상씩 마주치니 가족보다도 더 오래 봤습니다. 이 친구는 성실함은 거의 최상이고 호기심이 왕성하고 굉장히 침착합니다. 매사에 정확한 습성은 대학시절 같이 실험도 하고 공부도 해서 쭉 지켜봤고 행여 외모를 제외하고 겹치는 점이 많아서 위 교수님들이나 아래 후배들은 남자 동기가 외과에 두명밖에 없어서 일종의 경쟁 모드로 지켜봤지만 저는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인정하는 일상의 진정한 거인이었습니다.
제가 이 친구보다 잘하는 거라고는 말주변이 조금 있는 것 외에는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매사가 성실하고 완벽했기에 저는 넘사벽으로 존중했고 어려운 수술이나 논문을 쓸때도 많은 질문을 하였고 그렇게 대부분 정성스런 답을 주었고 제가 미친듯 반복해서 같은 학문을 4년이 지나서야 제가 보기에 비슷하게 흉내를 내는 정도였습니다. 일상에서 겪은 진정한 거인이고 저는 그의 어깨에 매달려 힘든 4년을 그래도 버틸수 있었습니다.
이 친구와는 가끔 통화합니다. 일년에 2 -3 번정도 한번 하면 오래 하지만 골프도 치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는 친구이기에 치과일을 제외하면 공통화제가 적지만 치과 관계된 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꾀나 오랜시간을 이야기 합니다. 물론 제가 질문을 던지고 이 친구가 답해주는 문답형식이 대다수인 대화입니다.
몇주전 이 친구가 전화상으로 저에게 너무나 권합니다. 꼭 루뻬를 사라고 이걸 사고 자신의 진료의 질이 무척 좋아졌다고 말합니다. 저의 실제적인 수련생활의 거인이었기에 저는 전적으로 신뢰 했고 지난주에 신청한 물건을 받았습니다. 첫날은 좀 어색했지만 적응이 되니 이제 진료부위가 평상시보다 약 2- 3배 확대해서 보입니다. 보이지 않던 미세한 부위가 몇일이 지나니 적응이 되고 일상 진료에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수술부위의 시야가 좋아졌고 봉합 부위의 경계부위, 기타 진단영역까지 좋아졌습니다. 아마도 능력이 부족하니 적응하는 시간이 더 걸리지도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만족합니다.
이렇듯 오랜시간으로 저에게 무한신뢰를 쌓은 제 동기가 너무나도 강력 추천해준 진료용 루뻬, 아직 옜날의 관습이 남아서 많이 어색하지만 원래 적응력이 워낙 좋은 저이기에 빠른 시간내에 잘 사용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또한번 거인의 어깨에 기대어 같이 전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