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시절부터 이런 생각을 자주 했다. 우리의 영혼과 육체는 엄연히 분리되어있어서 나라는 영적인 혼은(spirit) 육체라는 도구를 만나 나의 혼이 부모님이 주시는 육체에 들어가서 한평생을 산다고 생각했다. 즉 나의 정신과 육체는 애초에 분리된 개념으로 이 육체의 선택은 내가 할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이었다.
예전 이이 선생님이 제자를 가르칠때 사용했던 책인 격몽요결에는 나의 이런 생각이 가장 잘 반영된 글이 있다. 사람의 용모는 추한 것을 바꿔 예쁘게 만들 수 없으며 신체는 짧은 것을 바꿔 길게 할 수 없으나, 오직 심지만은 슬기롭게 할 수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나도 이 문장을 참 좋아했다. 어린 사춘기 시절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으면 내가 티비에 나오는 가수같은 외모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령 지금보다 더 나은 체격조건이면 어땠을까 이런 일들로 고민을 할때 이 영역은 내가 어찌 할수 없다는 것을 어슴프레 사춘기때 자각했다. 그러면 이왕 내가 한평생 빌려쓰는 현재의 나의 육체는 최대한 잘 쓰고 돌려주자라 아주 만족스럽지 않지만 그래도 사는데 지장은 없을것 같다고 생각했다. 즉 정신과 육체를 어느 정도 분리해서 생각했다. 그랬다 이번 일생은 나의 영혼이 육체에 기대어 한평생 떠나는 기나긴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도는 50이 되고 정말 태어나서 가장 아픈 순간을 맞이했다. 나도 지금 생각해보면 오십년동안 훌륭한 부모님께 좋은 육체를 물려받았기에 어렸을적 약속만큼 그리 아껴 쓰지 않았지만 지금껏 특별히 아팠던 적이 없었고 육체에 관해서 큰 관심을 갖지는 못했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 높은것 그리고 남들보다 상체근력이 좀 부족해서 드라이버 비거리가 불만족 스러운 것을 제외하면 예쁜 아내도 이 외모에 만나고 나름 만족스럽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해 6월 20일 태어나서 가장 아프고 힘든 순간을 경험했다. 정말 너무 아파서 한발자국도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다리가 열이나고 아프며 갑자기 시작된 고열과 저혈압 증세 허벅지부터 시작된 열이 온다리에 퍼져서 제 힘으로는 아파서 걸을 수 조차 없을 정도였다. 전날 우리 치과옆 연세내과 원장님이 당장 입원을 권했지만 어리석게 하루를 버틴것을 후회하며 소비한 다음날은 속으로 이렇게 패혈증에 걸려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태어나서 처음 했다.
그렇게 친한 정형외과 친구의 다급한 외침 빨리 택시잡고 내 병원으로 오라고 그렇게 친구의 병원으로 택시를 타고 가서 입원을 하고 다리에 염증을 빼는 응급 수술을 하고 그렇게 한달이 지났다. 지금은 그때처럼 다리에 열도 없고 아프지는 않는다. 하지만 너무 심한 통증이 지나가서 인지 수술 후 한달이 지났지만 지금도 오른 무릎아래에는 다리가 저려서 오래 걸을 수 없다. 하지만 어느정도 걷고 보행을 하는 것만으로는 한달전을 기억하면 행복하다.
이번에 태어나서 심각하게 아프고 느끼는 것이 있다. 나는 육체와 정신을 따로 생각했다. 이말이 성립했던 이유는 지금껏 나의 정신적 영역을 침범할 만큼 특별이 아팠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 분리가 가능했던 것이었다. 이번에 너무 아파서 단 십보도 혼자 힘으로 걸을수 없을 정도로 아파보니 아픈 육체에 독립된 정신을 대입하는 것은 잘못된 계산이었다.

이번에 깨달았다. 나의 일생은 나의 혼이 육체에 기대어 떠나는 여행은 맞지만 어쩌면 나의 혼은 육체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의 혼이 곧 나의 육체이며 이는 생각보다 너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한달동안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운동량이 많은 사람한테는 정신적으로 우울증을 동반할 수 도 있을만큼 너무나도 밀접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애초에 한 뿌리였는지도 모른다.
오늘 다리에 힘은 없지만 병원 책상 옆에서 엎드려서 팔굽혀펴기를 약 50회하며 거친 숨을 몰아쉰다. 그렇다 이렇게 나랑 떠나는 평생 여행 이제부터라도 한 팀이었던 나의 육체를 더욱더 아껴줄께 다시 한번 나의 몸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게 나의 평생의 여행의 개념은 건강이 정신 못지 않게 너무나 중요한 요건이라고 다시 정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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