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 가도 결국 모든 일들이 본래 자리로 회귀하듯 익숙함을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저는 결국 다른 음악을 아무리 음미하더라도 중요한 순간에는 브람스의 음악에 귀기울 입니다.
얼마전까지 듣던 비올라 소나타 2번이 말년의 브람스의 음악이었다면 제가 좋아하는 대표적인 첼로 소나타중 베토벤의 그것과 함께 많이 연주되고 유명한 첼로 소나타 1번은 비교적 젊은 30대 초반의 젊은 시절의 작품입니다.
이 곡은 브람스가 혈기 왕성하던 32세에 작곡한 곡으로 친구인 성악교사였던 겐스바워에게 헌정한 곡입니다. 겐스바워에게 평상시 도움을 많이 받았던 브람스는 그에게 고마움으로 헌정하게 됩니다. 브람스의 제1번 소나타는 2번 소나타와 약 21년간의 시간적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직전에 언급한 비올라 소나타나 클라리넷 소나타는 말년에 작곡했다면 1번 소나타는 그가 오히려 젊었을때 작곡했던 곡으로 나이가 들어서 작곡한 곡에 비하여 더 서정성이 깊고 우수에 젖은 멜로디 라인이 많습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 작곡한 곡들이 젊은 시절에 비하여 더 관조적이고 담담합니다.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는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와 더불어 첼리스트들이 정말 많이 연주하는 곡중에 하나입니다. 저도 베토벤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첼로 소나타 만큼은 브람스의 것을 더 좋아하며 즐겨듣습니다. 제가 몇달전 라흐마니노프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저는 두곡을 같은 선상에 두고 감상하고 있습니다.
첼로 소나타 1번을 짧게 정의 하라면 단조곡 답게 우수에 젖은 남자의 독백 정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1악장에서는 무슨 할말이 있는듯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녁에 우수에 찬 한 남자가 독백하는 듯이 시작됩니다. 피아노는 그런 첼로 소리에 맞추어 추임새를 넣습니다. 때로는 다독이는 느낌이 듭니다. 1악장 후반부를 지나면 첼로는 힘을내어서 마지막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이내 걸음을 멈추고 우아하고 청아한 피아노 반주소리에 맞추어 슬픈감정을 첼로 소리에 녹여냅니다. 긴장은 조금 느슨해지고 이내 다음 악장을 기다리게 됩니다.
2악장에서는 미뉴에트 리듬에 첼로가 연주됩니다. 빠른 멜로디에 슬픈 첼로 소리가 들리면 이런 감정의 증폭이 배가 되어 더 역설적으로 슬프게 다가옵니다. 피아노와 첼로가 주고받는 멜로디가 아주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마지막에는 초반의 아련한 멜로디를 반복하면서 끝맺음합니다.
3악장에서는 제목처럼 곡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곡이 전반적으로 우울하지만 가끔은 밝은 분위기가 나타납니다. 빠른 멜로디에 슬픔감정을 담아서 질주 합니다. 단조곡답게 슬픈 감정을 계속 표현하다가 일순간 차분해지며 마무리 합니다.
https://youtu.be/CAJiYKqfL9A?si=xmYDhOr_teDfdeUI
브람스의 이곡은 곡성격으로는 아마도 가을을 가장 많이 닮았다고 생각됩니다. 브람스의 음악은 가을에 커피를 마시며 듣기에 가장 좋다고들 하지만 제 생각엔 언제 들어도 마음이 차분해지며 생각을 정리하기에 최고의 작곡가인것 같습니다.
♤ 대학시절 아마추어 클래식 동아리 회원이었던 비전공자의 음악적 견해 입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운 마음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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