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2024년 3월 31일 삼성동에 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5층 대연회장에서 지인분의 아드님 결혼식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약 한달전 반가운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306보충대대 군의관 시절 저의 직속 상관이었던 대대장님으로 부터의 전화였습니다. 제가 2009년 4월에 전역을 했으니 벌써 15년전에 떠난 부대의 부대장님의 전화였습니다.
치과 의사는 대부분 졸업후 논산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각 지역의 공중보건의로 배정을 받아서 3년간의 군생활을 대체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처럼 구강외과를 전공했거나 보존과나 보철과를 전공한 선생님들은 일반 군의관처럼 영천에 있는 3사관학교에서 장교과정을 이수한뒤 육군 대위로 복부하게 됩니다. 완전 민간인을 군장교로 만들다 보니 16주간 상당히 빡쎄게 훈련과 교육을 받고 각 사단의 의무대나 군병원에서 3년간 군의관으로 근무하게 됩니다. 저는 특이하게 진료를 하는 부대로 배치를 받은 것이 아니라 3군 사령부 예하의 306보충대대에서 마지막으로 군대로 입소하는 장병들의 군생활 적격 유무를 마지막으로 판단하는 신체검사 담당 군의관으로 복무를 하였습니다. 진료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저를 제외한 6명의 군의관들과 정말 재밌는 추억도 많이 만들고 지금도 안부를 묻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 당시 저희 부대의 부대장은 아주 큰 키에 딱봐도 엘리트 군인임을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수려하신 분이셨습니다. 그 당시 대학 초년생이었던 첫째 아드님이 이제는 30대 중후반이 되어서 결혼소식을 알리려고 전화를 주셨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동안 대대장님은 굉장히 엄격하셨으며 아침 출석체조 및 기타 일반적인 생활에서 규율을 강조하시는 스타일의 군인이셨습니다. 비교적 일찍 일어나고 부지런함이 몸에 배여있던 시절이라 특별히 잘한것도 없지만 그런 제 모습을 좋게 봐주셨고 전역 후에도 명절때나 중요한 일정이 있으면 긴 세월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전역후에 의정부방면에 들릴일이 있어서 부대에 인사차 찾아뵌적이 있었는데 부대앞에서 늦은 시간까지 맛있는 고기도 사주시고 당시에 군의관들과 회식을 같이 했던 좋은 기억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2년전 개원할때도 병원으로 축하화분을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식장에 10여분정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원래 제일 가까운 사람이 가장 지각하듯 저희집과 삼성동은 그리 먼길은 아니지만 너무 여유롭게 출발해서인지 식장에 조금 늦게 도찾했습니다. 부랴 들어갔더니 남성 4중창으로 축가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이라는 곡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2번 결혼하는 친구들을 위하여 축주를 직접 연주했던 곡입니다. 첫번째는 제 1년후배 오유리 선생님 결혼식에 혼자서 2005년도에 연주를 해줬고 두번째는 2008년 같이 군의관으로 복무했던 정형외과 선생님의 결혼식날 피아노를 잘쳤던 피부과 선생님과 의대시절 오케스트라를 했던 정신과 선생님이 첼로를 저는 클라리넷으로 실내악팀을 구성하여 축하해 줬던 추억이 있는 곡이였습니다. 오랜만에 들으니 옜날 제가 직접 결혼하는 사랑하는 친구들을 위하여 연주해줬던 추억이 깃든 곡이라 예전 추억으로 살포시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결혼식 축하공연이 끝나는가 하고 생각했는데 신랑이 직접 김동률의 감사를 결혼하는 신부에게 직접 불러 주었습니다. 아주 능숙하게 잘부르지는 못했지만 결혼하는 아내에게 진심을 담아서 가사가 음미하는 속내까지 곱씹으며 또박또박 한글자씩 읆어내었습니다. 전날 친한 친구들과 마신 술때문에 아직 취기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갱년기의 시작을 알리는 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눈물을 머금고 울고 있었습니다. 저도 조금은 놀랐습니다. 왜 기쁜날 눈물이 흘렀는지 의아했지만 아마도 아내에게 진심을 다해서 불러주는 모습이 꾀나 감동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인물이 아주 출중한 대대장님과 사모님을 닮아서인지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곱게 생긴 청년이 진심으로 앞으로 동반자가 될 아내에게 불러주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21년전 경포 바닷가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아내에게 불러주었던 그 순간과 많이 오버랩이 되었습니다. 저는 결혼식에서는 노래를 부르지 않고 피로연에서서 UN이라는 가수의 선물이라는 곡을 불러주었습니다. 모든 하객들 앞에서 맹세하듯 아내에게 불러주었던 선물이라는 곡 아마도 21년전의 제 기억이 소환이 되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과거를 추억하고 지금도 옆에서 든든하게 저를 아껴주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도 같이 기억이 나서 아마도 눈물이 났던 것 같습니다.
노래의 힘은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감사라는 곡을 몇번 더 들었습니다. 명곡이 뿜어내는 힘처럼 가사의 전달력이 대단합니다. 아침에 든 생각은 아마도 가사에 몰입되어서 더 감정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이제 군시절 저를 너무나 잘대해주시고 아껴주셨던 대대장님의 큰아드님이 첫 출발을 합니다. 어제 결혼식에서 불렀던 김동률의 감사라는 곡처럼 항상 행복하고 아껴주며 잘 살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 (김동률 작사 . 곡)
눈부신 햇살이
오늘도 나를 감싸면
살아있음을 그대에게
난 감사해요
부족한 내 마음이
누구에게 힘이 될줄은
그것만으로 그대에게
난 감사해요
그 누구에게도
내 사람이란게
부끄럽지 않게
날 사랑할게요
단 한 순간이라도
나의 사람이란걸
후회하지 않도록
그댈 사랑할께요
이제야 나 태어난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아요
그대를 만나
죽도록 사랑하는게
누군가 주신
나의 행복이죠
그 어디에서도 나의 사람인걸
잊을 수없도록
늘 함께 할게요
단 한순간에도
나의 사랑인란 걸
아파하지 않도록 그댈 사랑할게요
이제야 나 태어난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아요
그대를 만나
죽도록 사랑하는게
누군가 주신
나의 행복이죠
https://youtu.be/F9XtgD5vpfE?si=cUqT_RLLSSKKBI5f

https://youtu.be/ja7vcyR_wrM?si=4OFnMqurkAgXIXuz
https://youtu.be/ybx-6MqtqFg?si=XoQBL-F9FxQ4Z0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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