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생각나는 글

악몽에 관한 단상(Nightmare)

서리풀 김박사 2023. 7. 6. 18:52

어제 꿈에 또 본과 2학년 시험기간으로 돌아가는 꿈을 꿨습니다.

시험전날인데 시험범위도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로 얼마 남지 않은 제한된 시간때문에 극한의 두려움이 온 몸을 휘감는 꿈이었습니다.

얼마나 생생했던지 밤새 있었던 일이 선명하게 기억날 정도 였습니다.

저는 본과 2학년 시험때 알람을  못듣고 잠들어 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분명 잠깐자고 공부해야지 했는데 눈떠보니 시험 직전이었습니다.

그때 얼마나 놀랬던지 밝아오는 햇빛이
오후 여섯시인지 알았으나 실제론 새벽 6시라 거의 공부도 못한 상태로 시험을 보았고 
유급당할 뻔한  아찔한 기억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 시험기간 꿈을 처음 꾼게 아니라 일년에 몇 번씩 경험합니다. 매번 약간은 다르지만 거의 비슷한 패턴의 꿈이라 깨고나면 기분이 상당히 더럽습니다.

이 꿈은 보통 일어나기 몇 시간전에 시작되어서 심한 불안감을 조성합니다.

잠을 잤지만 육체적인 피로가 남아있고 깨고 난 후에도 약간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나타납니다.

굉장히 생동감 있게 본과 2학년  또는 고등학교 3학년 으로 돌아가 있으며 가끔은 너무 디테일한 재현감에 놀라곤 합니다.

몇 년전 아버지 제사로 집안행사중 제 여동생의 남편인 매제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본인은 아직도 군대가기 전날의 끔찍한  꿈을 꾼다고 얘기한적이 있었습니다.  

매제는 저보다 한살아래인데 그 당시에 군대 생활이 너무 힘들었고 지금도 치가 떨린다고
평상시 말수가 거의 없는 매제의 그 말에 정말 군 생활의 애환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몸이 힘들때면 군대가기 전날 꿈을 가끔 꾼다고 얘기하길래 같이 술한잔 하고 힘내라고 다독여 주었습니다.

결국 군대가기전날의 악몽을 꾸는 매제나 시험 전날의 악몽을 꾸는 저나 그 사건이나 경험이 상당히 어떤 후유증같이 남아 있는것 같습니다.

실제 약 50년 인생에서 그 시험에 관한 일은 생각해보면 그리 큰 일도 아니었는데 왜 그리 꿈속에서 그리 힘들어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으론 돌이켜보면 어릴때 앓았던 홍역 같은 열병으로 약간의 흉터가 평생가듯 그 시기 너무나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살았던 흔적.

그 기억이 흉터처럼 자리잡고 있다가 몸이 약해지거나 아니면 쫓기는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경우 꿈속에서 다시 발현이 되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음번 꿈속에서 또 헤메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그 시험이 니 인생에서 그 정도로 중요한 일은 아니다라고 자신에게 따뜻하게 얘기해 주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