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생각나는 글

VIP syndrome에 관하여

서리풀 김박사 2023. 10. 4. 19:00

저와 아주 가까운 가족관계이거나 중요한 분의 소개 그리고 제가 조금 부담을 느낄 수있는 누군가의 친인척등 소위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분들의 진료를 임할때는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평상시 환자를 볼때보다 신경이 많이 쓰이실 겁니다. 
 
저 또한 그런 보편적인 관습이나 낭설 혹은 신드롬등의 일반적인 상황에 잘 부합되는 전형적인 유형의 사람이기에 특히나 부담을 많이 가지는 편이며 몇 번의 심한 후유증을 겪고 나서는 아주 가까운 가족들의 진료는 가급적 다른 원장님께 의뢰 드릴 정도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2008년경 장인 어르신의 하악 4개의 임플란트 식립이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저도 아직 경험 하지 못한 4개의 임플란트  모두 한달 이내 단기 실패를 경험 하였습니다.  약 38000개의 식립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진료도 아니었습니다. 하악 잔존치근 발치 후 소구치와 전치 부위에 임플란트를 심는 매일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진료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때의 후유증으로 저의 어머니와 사촌형님의 수술을 그 무렵 제가 하지 않고 구미 유디치과원장님께 부탁드렸습니다. 워낙 잘 하시는 분이라 그 실력을 알고 있기에 부탁르렸고 13년이 지났지만 어머니는 아주 만족하고 계십니다.

지금은 다른 사정으로 구미 대신에 대구에 있는 저의 지인 원장님 병원에서 곧 2개의 임플란트를 식립예정입니다. 
 
최근에는 실장님 친언니의 남편분 수술이 있었습니다.
워낙 젊고 건강하신 환자분이라 별 걱정없이 진행되었지만 조기에 임플란트가 실패된 증례였습니다. 
 
두 경우의 원인은 한가지 였습니다. 뭔가를 더 잘해주고 싶고 더 특별한 무언가가 원인이었습니다.

가령 장인 어른의  경우 당시 사용했던 제품이 디오 임플란트 였습니다. 그 당시 SM이라는 제품이  처음 출시되었는데 기존의 임플란트 대신에 장인 어른께 이 제품을 처음 식립해 드렸고 제품에 대한 숙지가 잘 안되어  초기 고정이 너무 강하게 이루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과열로 인한 실패를 경험하였습니다.
 
당연히 지금 이라면 수술중 뭔가 다른 대비책을 찾았겠지만  장인어른께서 수술시 너무 긴장하시고 또 아파하시니 저만의 원칙이 깨지고 얼른 마무리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이 실수였습니다.
 
그리고 실장님의 형부의 경우는 뭔가 더 특별한 재료를 찾다가 가장 유명한 ITI로 식립해 드렸습니다.
사실 상악 골질이 좋이 않은 곳에는 이 임플란트가 그리 유용하지는 않지만 미리 약속이 되어 있었고 잘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 제품으로 진행했고 약 1달뒤 실패하고 기존의 오스템 임플란트로 잘 마무리 해 드렸습니다. 
 
조금은 다른 얘기지만 가장 비슷한 유형의 진료가 외국에서 오시는 환자분입니다.

몇일전 건장한 체격의 남자분을 치아 3개를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2개 심어 드렸습니다. 이 분의 특이점은 호주에서 오셨고 한국에 체류 기간이 짦으며 자주 한국에 오시지 않느 것이었습니다. 다른 말로 요약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진료가 이루어 져야 하며 기존 환자분들에 비해 정기적인 검진이 어렵습니다. 대부분 문제가 생겨도 근처 사신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너무 먼 거리적 요소로 인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가 큰 문제로 많이 비화됩니다. 
 
 
거창하게 적었지만 결국 VIP syndrome의 본질은 뭔가 잘해드릴려고 하는 마음에 평상심이 깨진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환자분들이 소개로 본원에 내원하실 경우에는 뭔가 특별한 것을 원해서 온 경우보다 평상시 진료의 평가로 오시게 됩니다. 그저 하던대로 똑같이 진행하면 쉽게 비슷한 결과가 나옵니다. 그냥 늘 하던대로 하기만 하면 됩니다. 소위 힘빼고 무심히 진행하면 결과는 일정합니다. 
 
그리고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 단계를 생략하는 것도 안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까운 분의 진료에서 많이 관찰됩니다.

괜찮겠지 하고 단계를 뛰어넘는 진료행위 이런 과정속에 잘못된 과정이 보이지 않게 되고 종료시점에서야 실패를 인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은 해외에서 오는 환자분과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됩니다. 
 
VIP syndrome은 결국 환자분을 너무 잘해드릴려는 애뜻한 마음이 바탕인데 그에 반해 안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마음의 상처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관계의 상처가 더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그저 매일 보던 환자 처럼 무심히 그리고 특별하지는 않지만 반복으로 증명된 본인만의 시간이라는 가장 큰 장점이 적용될때 서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