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소 앞에서
一 心 김세호
가슴시리게 따스한 햇살이
아비의 묘소를 환히 비춥니다.
사람이 한평생 살다가 죽으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법
그렇게 그는 본인이 태어난 집
능선이 그리 급하지 않은 큰아버지께서
평생을 일구어 장만하신 고향 뒷동산
그리운 부모님 곁에 편안히 잠들었습니다.
십여년전 눈물로 마주했던 그 언덕 그 곳에서
평생같이 했던 아내이자 본인의 어미의 지난밤
정성스레 준비한 과일과 술상을 받으며
이젠 살포시 웃으며 그를 추억합니다.
그 웃음은 아비를 기리기 위해 모인
가족들의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
생수통에 담아간 물로 묘비를 세심히 씨쳐내며
마른수건 한자한자 묘비의 글귀를 정성르레 닦습니다.
일년만에 뵈러 왔습니다. 두번의 큰절로 문안인사드리고
이젠 남아있는 어미의 건강을 돌아가신 아비에게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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