秘密(비밀)
一 心 김세호
지극히 밝아 보이지만
우연한 기회에 가슴속 깊은 얘기를 나누어 보다
그는 생각지도 못한 진한 슬픈 이야기를
마음 어딘가에 계속 간직하고 있었다.
어둡고 슬픈 사연은
본인 조차도
잘 접근하지 않으려고 하는
아주 여리고 약한 깊은 태초의 형태
그 곳은 절대로 함부로 꺼내어서도
갑자기 세상빛을 보아서도 안되는
비밀스러움을 간직해야 한다.
태초의 모습을 나에게 잠시라도 보여줬다는 건
또 다른 의미에서의 강한 신뢰
부족한 나에 대한 확실한 믿음
나의 값싼 말의 망동을 절대 허용해선 안되고
그 녀석이 절대 눈치채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말이란 존재는
멋대로 슬픔의 형태를 재단하고 왜곡시키며
부풀리는 일상속 숨은 괴물
함께하는 침묵으로 슬픔을 진실하게
같이 마주해주고
진솔한 한 번의 눈빛이면
그걸로 백마디 말보다 충분하다
누구나 슬픈 사연들을
하나씩 가지고 살아가기에
그저 믿음으로 묵묵히
같이 공감해주는 행동만이
상처를 딪고 일어서는
힘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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